‘여대 축구 마니아의 치열한 한판 승부!’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의 축구 동아리 팀 선수들이 23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장대비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축구를 향한 여대생들의 열정은 뜨겁기만 했다.
대한민국 여자대학의 간판 이화여대와 숙명여대가 23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축구 라이벌 대결을 벌였다. 동아리 팀 친선 경기였지만 학교를 대표한 선수들은 20분씩 3쿼터 60분 동안 거친 숨소리를 몰아쉬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대가 2-0 승리. 하지만 승자나 패자나 축구를 맘껏 즐겼다는 표정에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번 친선경기는 이대와 숙대가 다시 한 번 여자축구 발전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됐다. 사실 이대와 숙대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여자 대표팀 구성을 위해 그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축구팀을 만들었다. 이후 숙대와 이대는 우승을 번갈아 하며 양대 산맥을 형성해 여자 축구발전을 주도했다. 하지만 숙대는 1992년, 이대는 1993년 팀을 해체했다.
양교 선수들의 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2009년 축구 동아리를 만든 숙대는 자체 훈련을 하다 지난해부터 매주말 경기 남양주시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청소년대표 출신 유동기 기업은행 차장(40)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조수민 동아리 회장(체육교육과3)은 “축구의 격렬함이 좋다. 경기가 시작되면 축구에 몰입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다 음대를 다니는 이정인 씨(관현악과2)는 “예전 축구하던 기억을 못 잊어 다시 찾았다”라고 말했다. 숙대는 체육교육과 출신이 70%, 30%는 타과 학생이다.
2006년 축구 동아리를 시작한 이대는 체육과학과 출신이 주축. 선배인 국제심판 임은주 씨와 차성미 씨의 도움을 받다가 2009년부터 유소년 풋살지도자 안상진 감독(39)의 지도를 받고 있다. 매주 2회 2시간씩 공을 찬다. 김민정 이대 주장(체육과학과3)은 “축구의 재미는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하다 안하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고 말했다.
양교 선수들은 모교 축구팀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팀 재창단에 대해 모두가 “그렇게만 되면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때까지 동아리 라이벌 대결을 정례화해 지속적인 관심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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