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대 후반에 머물던 시즌타율을 어느새 0.312까지 올렸고, 가뭄에 시달리던 타점도 39개까지 늘렸다. 타점만 보면 최준석(47타점)에 이어 팀내 2위다.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14일부터 8경기 동안은 타율 0.438, 2홈런, 1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KIA전이 우천순연된 2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최근 타격감이 좋아진 비결에 대해 “준비하는 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타격을 미리 준비한다”
김현수는 교과서적인 타격을 한다. 타격메커니즘이 좋고 파워와 컨택트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모자라기만 한 모양이다. 오히려 “난 다리를 들고 치는 타자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며 단점을 지적하기 바빴다.
김현수는 원래 타석에 들어서서는 양쪽 다리에 5대 5로 하중을 두다가 공을 치기 직전, 오른쪽 다리를 들면서 왼쪽 다리에 체중을 싣는 방식으로 타격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타석 준비자세 때부터 왼쪽 발에 7, 오른쪽 발에 3 정도로 체중을 싣고 있다. 이렇게 하면 상대적으로 뒤쪽에 체중이 더 많이 실린 상태로 방망이가 나오기 때문에 몸이 앞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시켜준다.
투수의 공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구종에 따른 대처도 나아질 수 있다. 그는 “타격을 미리 준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예전에는 타격 직전에 체중을 뒤쪽에 실었다면 지금은 체중을 먼저 실어놓고 기다린다. 그랬더니 투수들이 완급조절을 위해 인터벌을 조정해도 쫓아가지 않게 되더라. 공을 좀 더 보고 치게 되면서 심적인 여유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잘 치는 타자들 보고 준비했다”
이러한 타격폼의 변화는 수많은 연구에 따른 결과물이다. 김현수는 자신의 우상인 앨버트 푸홀스를 비롯해 국내 KIA 이용규 김선빈, 롯데 이대호, SK 정근우 등 장타자, 단타자를 가리지 않고 잘 치는 타자들의 타격폼을 끊임없이 모니터했다. “대호형은 나와 레벨이 다르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타자”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 있었던 것도 이대호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대로 타격이 되지 않을 때)잘 치는 타자들을 보면서 계속 연구하고 고민했다”며 “그리고 실전에서 적용해보면서 나만의 타격폼을 찾고 있다.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해야 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를 두고 보면 변화는 성공적이다. 예전 김현수의 위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공부하는 타격기계’, 그의 상승세가 반짝이 아닐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