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고려대와 추억의 라이벌전… 美유학 중 일시 귀국한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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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5일 03시 00분


“16년만의 연세대 유니폼… 가슴이 뛰네요”

16년 만에 연세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상민이 24일 휘문고에서 열린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6년 만에 연세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상민이 24일 휘문고에서 열린 훈련 도중 밝게 웃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본보 1995년 2월 2일자 스포츠면에는 농구대잔치 정규경기 1위 결정전이 머리기사로 실렸다. 코트의 주인공은 삼성 현대 기아 같은 실업팀이 아니라 연세대와 고려대였다. 대학생 돌풍을 일으켰던 양 팀의 젊은 오빠들은 치열한 맞대결 끝에 연세대가 서장훈의 6m 버저비터에 힘입어 77-7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기사에는 ‘1만5000여 명의 관중이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함성을 토해냈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그 경기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뛰어요. 종료 1분 정도 남기고 블록슛을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쳐 물러났죠. 벤치에서 발을 동동 굴렀어요.”

당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던 그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당시 연세대 졸업반 가드였던 이상민(39)이었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저지로 유학을 떠난 이상민이 최근 일시 귀국했다. 어학연수를 받던 영어학원이 여름방학에 들어간 데다 마침 26일 오후 3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추억 라이벌전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어게인 1995’란 타이틀이 붙은 이 경기에서 올스타전 부동의 1위였던 이상민은 최고 흥행 카드다.

24일 서울 휘문고에서 16년 만에 등번호 ‘11’이 새겨진 푸른색 모교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상민은 문경은 우지원 석주일 김훈 정재근 오성식 등 옛 동료들과 반갑게 재회했다. 연습경기에도 나선 그는 날카로운 패스에 정교한 외곽슛을 선보여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양교 응원단도 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대학 때 추억이 되살아날 것 같아 기대가 커요. 망신당하면 안 되는데….”

이상민은 “대학 때 양교 멤버는 화려했다. 농구 인기가 하늘을 찔러 신촌 숙소에 밤늦도록 팬들이 수백 명씩 몰렸고 팬레터가 하루에 몇백 통씩 쏟아졌다. 돌이켜보면 그런 영화가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 같다. 이번 행사가 반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1990년대 코트를 수놓은 양 팀 OB들은 최근 보름 가까이 맹훈련을 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술 약속도 피하며 현역 때 못지않게 땀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려대는 최근 은퇴한 김병철 박훈근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며 전희철은 종아리 부상까지 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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