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나이지만 격세지감을 느낄지 모를 일이다. 제125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4강 진출자 가운데 최고령인 마리야 샤라포바(24·러시아·사진) 얘기다.
세계 랭킹 6위 샤라포바는 29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 24위 도미니카 시불코바(슬로바키아)를 2-0(6-1, 6-1)으로 눌렀다. 2세트 동안 2게임만 내줬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샤라포바에게 윔블던은 스타 탄생을 알린 무대였다. 17세 때인 2004년 트로피를 안으며 세인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5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에 오른 그는 세계 62위인 강서버 자비네 리지키(22·독일)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대진표 다른 쪽 준결승에서는 세계 5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2·벨라루스)와 세계 8위 페트라 크비토바(21·체코)가 맞붙는다.
이달 초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둘이 합쳐 60세인 리나(29·중국)와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1·이탈리아)의 노장 대결이 성사된 것과 대조적이다. 신예 돌풍 속에서 어느덧 샤라포바가 고참 대접을 받고 있다.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샤라포바는 “세월은 참 빠르다. 모처럼 4강까지 온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낼 기회”라며 우승 의지를 밝혔다.
고질인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데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 스타 사야 부야치치(뉴저지)와의 약혼으로 심리적 안정까지 되찾은 게 샤라포바가 최근 2연속 메이저 4강에 오른 원동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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