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프로님이 정말 철저하게 준비하셨어요. 바람까지 따져가며 남은 거리를 꿰고 계셔 편했어요.”(김경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민 찰떡 콤비에게 일본은 없었다. 1일 경남 김해시 정산CC(파72)에서 개막한 한일프로골프대항전 밀리언야드컵 1라운드.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의 경기에서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과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가 호흡을 맞췄다. 밝은 표정으로 코스 공략을 상의하고 연방 하이파이브를 교차한 이들은 2언더파를 합작해 가타야마 신고-이케다 유카(1오버파)를 완파했다.
평소 절친한 사이로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연습 라운드를 했던 양용은과 김경태는 경기에 앞서 한 가지 합의를 해야 했다. 양용은은 테일러메이드의 5피스 공을 쓰는 반면 김경태는 타이틀리스트 4피스 공을 써 어떤 제품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했다. 김경태는 “오늘은 규정상 매 홀 같은 공을 쓰지 않아도 된다. 티샷을 할 선수가 공을 정하기로 했는데 그래야 민감한 퍼트를 할 때 자기 공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꼼꼼하게 대비한 이들에게 행운까지 따랐다. 1번홀(파5)에서 이케다가 티샷 OB를 내며 트리플 보기를 하는 사이 이들은 버디를 낚아 4타 차로 달아나며 기선을 제압했다. 9번홀(파4)에서는 가타야마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에 떨어진 뒤 카트도로를 타고 굴렀다. 갤러리가 이 공을 막아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국 팬들이 일제히 “그냥 놔둬라”를 외쳐 속절없이 굴러 OB가 됐다.
한국은 마지막 5번째 조였던 양용은-김경태 조가 승점 1점을 추가했고 앞서 4번째 조였던 배상문-강경남 조가 이겨 2점을 기록했다. 배상문은 지난해 한일전에서 3승을 따낸 뒤 4연승을 달려 일본 킬러로 떠올랐다. 일본의 1, 2, 3조가 연이어 승리했기에 막판 2개 조의 승리는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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