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종결자’의 원조격은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다. 통산타율 부문(3000타수 이상)에서 독보적인 1위(0.331)를 달리고 있는 장 감독은 유일무이한 3년 연속 타격1위(1985∼1987년), 4년 연속 출루율1위(1984∼1987년) 기록도 갖고 있다. 대구상고∼한양대∼삼성∼롯데에서 장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김시진 감독을 통해, 이용규와 장효조를 비교했다.
○장효조의 선구안과 이용규의 커트 능력 김 감독은 “3할 타자는 ‘치는 능력’만으로는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볼넷이 없다고 가정할 때, 3할을 치려면 2경기(8타수)에서 3개의 안타가 필요하다. 하지만 볼넷이 끼어있다면 경기 당 1개의 안타로도 3할 타자가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장효조 선배는 공을 보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했다. 당시 ‘장효조가 안치면 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이에 비해 이용규는 싱커와 투심, 컷패스트볼 등 홈 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변하는 변화구를 파울로 만들어 내는 커트 능력이 뛰어나다. 결과적으로 두 타자 모두 볼넷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타율과 출루율에서 모두 이점이 있다.
○장효조는 중장거리타자, 이용규는 단거리타자 “하지만 두 타자는 완전히 다른 유형”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장효조는 데뷔 첫 해인 1983년 92경기에서 0.369의 타율에 18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홈런개수가 줄기는 했지만, 김 감독은 “중장거리 타자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지금의 경기수라면 30개 가까운 홈런을 쳤을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타구의 질이 달랐다’는 것이다. 장효조의 타구는 완전히 힘이 실려 라인드라이브 성으로 쭉 뻗어 담장을 넘겼다. 김 감독은 “지금 이용규가 타석에 서면, 외야수들이 모두 전진 수비를 한다. 하지만 그 때 장 선배가 나오면 외야수들이 펜스 쪽으로 물러섰다”고 말했다.
작은 체구(175cm)에도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장효조 감독은 “풀스윙이라고 타구가 멀리 가는 것이 아니다. 간결한 스윙으로 배트스피드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런 능력은 부단한 노력 속에서 얻어졌다. 김 감독은 “삼성시절 장 선배가 잘 못치는 날에는 꼭 룸메이트를 다른 방에 보냈다. 그리고 침대를 밀어놓고 새벽까지 스윙을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목동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