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부지방부터 중부지방까지 오르락내리락 왔다 갔다 하는 장마전선에 따라 집중호우가 특정 팀 경기에 집중되는 날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각팀의 경기수에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7일 문학(삼성-SK), 잠실(롯데-두산) 경기가 취소되며 경기차는 더 많아졌다. 7일까지 한화와 KIA는 각각 77, 76경기를 뛰었다. 유독 장맛비가 따라다닌 SK는 69경기에 그쳤다. KIA, SK와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은 73경기, 4강 후보 LG는 72경기를 소화했다.
○경기가 많이 남아야 유리하다
김성한 CMB 해설위원은 “상위팀의 경우 경기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9월이 되면 이미 4강권과 멀어지는 팀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포스트시즌이 힘들어진 팀들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며 내년을 준비한다. 상위권 팀에게는 더 수월한 상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5∼8위 팀 중 두산을 제외한 3팀의 감독은 2012년 혹은 2013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질 경우 다음 시즌을 위한 팀 정비를 시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4강 경쟁의 구도도 큰 변수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팀이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팀과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면 당연히 불리하다. 그러나 상위팀이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팀과 잔여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단 4∼6위 혹은 7위까지 4강 티켓 한 장을 놓고 끝가지 경쟁한다면 많은 잔여 경기는 반대로 불리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KIA, 잔여경기 적어야 유리 넥센 김시진 감독은 “삼성과 KIA는 투수가 좋기 때문에 듬성듬성한 일정으로 잔여경기를 치를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체력관리를 걱정하며 7일 경기가 순연되기를 바라면서도 “경기를 많이 소화한 만큼 잔여경기 때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체력을 아끼고 투수도 더 효과적으로 운용해 일정상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민, 로페즈라는 막강한 원투펀치를 가진 KIA는 경기를 많이 소화한 만큼 잔여경기 때 1∼3선발을 집중 투입하고 4∼5선발은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잔여경기의 변수 ‘숙적’ 2009년 SK는 유독 순연 경기가 없어 시즌 막바지 다른 팀에 비해 휴식일이 많았다. 글로버를 적극 활용하고 불펜을 집중 투입하며 선두 KIA를 거세게 추격했다. 그러나 이미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숙적’ LG에게 발목을 잡혀 1위 탈환에 실패했다. 투수 운용에 대해 김성근 감독과 설전을 벌였던 당시 LG 김재박 감독은 이미 4강에서 탈락했지만 SK와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무승부로 발목을 잡았다. 감정 혹은 앙금이 남아있다면 더 무서운 상대가 될 수 있다.군산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