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선발·양승진 부족한 좌완 보충 LG, 마운드 구조조정으로 불펜 강화LG와 한화가 올시즌 8개구단 가운데 첫 트레이드의 물꼬를 텄다. 11일 한화는 우완투수 김광수(30)를 영입하고, LG는 우완투수 유원상(25)과 좌완투수 양승진(24)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양팀간 트레이드는 2000년 3월 송유석 신국환↔최익성의 2대1 트레이드 이후 11년 만이다. 이들 3명은 모두 현재 1군 엔트리에 없어 언뜻 보기에는 2군 선수간 트레이드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양팀은 긴 안목으로 이해득실을 따진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화는 왜 김광수를 영입했나
김광수는 2000년 인천고를 졸업한 뒤 LG에 입단한 12년생이다. 지난해 68경기에 등판해 4승5패 8세이브 7홀드, 방어율 3.40을 기록하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그러나 올시즌 개막과 동시에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1승2패 6세이브 2홀드, 방어율 5.12로 부진하다. 피안타율이 0.381일 정도로 불안한 투구를 하면서 2차례나 2군에 내려갔다.
그렇다면 한화는 왜 김광수를 영입했을까. 즉시전력 영입의 목적도 있지만 팀의 장기적인 불펜강화 플랜과 맞물려 있다. 한화는 올시즌 후 윤규진(27) 안영명(27)이 입대해야 하고, 이후 유원상 양승진 외에도 양훈(25) 김혁민(24) 등이 줄줄이 군복을 입어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필승카드인 박정진이 35세다. 서른 살의 김광수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한 감독은 “우리는 불펜 자원이 부족한데 필승조, 추격조, 패전조 등의 기량차도 크다. 김광수는 LG에서 마무리까지 맡은 투수 아닌가. 지난해 좀 많이 던져 올해는 구위가 떨어졌지만 관리를 해주면 중간과 마무리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투수다. 내년부터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왜 유원상 양승진을 받았나
LG 역시 불펜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럼에도 시즌 초에 마무리투수였던 김광수를 내보낸 점이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박종훈 감독은 그동안 “삼성을 제외한 다른 팀은 모두 불펜 때문에 고민이라 트레이드로 당장 불펜요원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불펜이든, 선발이든 가리지 않고 투수를 영입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선발투수가 영입되면 마운드 구조조정을 통해 불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유원상은 2006년 류현진 양승진 등과 함께 입단한 뒤 줄곧 유망주에만 머물러왔다. 그러나 그동안 비슷한 활약을 하던 또래 투수 양훈과 김혁민이 치고나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태였다. 양승진은 컨트롤이 다소 부족하지만 지난해 1군 무대에서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LG는 유원상을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할 수 있지만 선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이상열과 최성민 외에는 좌완 불펜이 없어 좌완 양승진에 눈길이 갔다.
지난해 박현준이 트레이드된 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처럼, 이들도 새 팀에서 또 다른 투수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나이가 젊어 군복무 후에라도 잠재력이 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가치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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