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부조작 팀 2부리그 강등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亞챔스리그 출전권 박탈
“알맹이 없는 방안” 회의론도

■ 프로축구연맹 예방 대책

국내 프로축구에도 정규리그 성적과 부정행위 등을 반영해 팀의 강등 여부를 결정하는 1, 2부 승강(昇降)제가 2013년부터 도입된다.

프로축구연맹은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승부조작 예방 후속 대책 및 제도 개선안(신인선수 선발에 자유계약 제도 일부 도입)을 발표했다.

연맹은 승부조작이 발생하면 관련 구단에 대해 △리그 강등 △승점 감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 등의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하지만 핵심 대책인 승강제 실시에 대해 “AFC의 강력 권고사항으로 이미 예정돼 있던 일정만 앞당겨 발표한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승강제가 도입되면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기를 펼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경기의 질이 높아지고 승부조작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 연맹 측의 논리다.

문제는 국내에서 승강제를 도입할 여건을 어떻게 갖추느냐다. 이번 종합대책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거론되지 않았다. 승강제는 국내 프로축구에서 이미 뜨거운 감자였다. 2007년과 2006년 2부 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우승팀이었던 현대미포조선과 국민은행은 K리그 승격 자격을 얻었지만 거부했다. 1부 리그로 승격시켜 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한 것이다. 1부 리그로 승격되면 추가로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가며 연고지 이전 문제가 생기고 은행 팀의 경우 프로팀이 되려면 법적인 제재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드래프트 제도와 자유계약 제도를 혼용하는 것도 문제다. 각 구단에 선수 선발 자율권을 줘 전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봉사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선수 몸값 부풀리기와 이로 인한 구단 간 빈익빈부익부 문제가 논란이다.

승강제와 선수 선발 문제 등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몇 년 동안 논의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사안이다. 그런데 연맹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구단들과의 사전조율 없이 이 사안들을 발표했다. 연맹이 승부조작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쫓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모 구단의 A 단장은 “승강제 자체는 필요하지만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대책에는 이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해 보인다. 또 경기를 재밌게 하기 위한 공격포인트 조정 등 팬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빠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