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골프 소녀 미셸 위(22·사진) 얘기다. 그는 유소연(한화)의 우승으로 끝난 올 US여자오픈에서 본선 진출자 71명 중 공동 55위에 그쳤다. 대회가 열린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파71)에서 만난 미셸 위는 개막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인연으로 방문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은퇴·스웨덴)이 논쟁의 불씨를 댕겼다. 소렌스탐은 “만년 유망주였던 미셸 위가 뭔가 보여주려면 학업보다는 골프에 전념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미셸 위는 2007년 스탠퍼드대 입학 후 졸업장을 받기 위해 제한적인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스탠퍼드대 중퇴 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했다.
이런 평가에 미셸 위는 “이제 두 학기 남았다. 내년 봄이면 모든 학점을 이수하게 돼 졸업한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그는 “학교 다니면서도 운동을 많이 했다. 공부하느라 성적이 안 나온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스 전장이 7000야드가 넘었기에 장타자 미셸 위는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1라운드에 78타를 쳐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2라운드 18번홀에서 10m 버디 퍼트를 넣어 겨우 3라운드 진출 커트라인에 턱걸이했다. 3라운드 38개를 포함해 139개(라운드당 평균 34.75개)까지 치솟은 퍼팅수에 발목이 잡혔다. 유소연의 퍼팅수(121개)보다 18개가 많았다.
미셸 위는 17세 때인 2006년 3개 메이저 대회에서 5위 이내의 성적을 냈다.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을 꿈꿨으나 그 후 한번도 톱 5에 진입한 적이 없다.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동갑내기 청야니(대만)와 자주 비교됐다. 미셸 위는 2004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결승에서 2연패를 노리다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당시 그를 꺾은 건 청야니였다. 7년 후 청야니는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하며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새로운 골프 여왕으로 떠올랐다. 반면 미셸 위는 10대 때의 천재성을 잃은 채 퇴보한 모습이다. 잦은 성대결 대회와 학업 등도 뒷걸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인 미셸 위는 대학 졸업 후 골프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스타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LPGA 관계자들도 그의 졸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셸 위가 우즈처럼 투어를 지배하며 최고 흥행카드로 떠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셸 위에게 캠퍼스 생활은 잃어버린 시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인가.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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