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홀(파3·169야드)에서 4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티샷한 공이 그린을 한 번 튕기고 컵 안으로 사라졌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티 박스에 서있던 노장 골퍼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62세의 톰 왓슨(미국)이었다.
왓슨은 15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낚았다. 1975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5차례나 정상에 선 그였지만 홀인원은 통산 115라운드 만에 나온 황홀한 첫 경험이었다. 역대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진 사라젠이 1973년에 세운 71세.
2년 전 이 대회에서 왓슨은 환갑의 나이에도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데 이어 다시 한번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날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6야드를 기록한 왓슨은 까다로운 코스와 강풍 속에서도 타수를 잃지 않아 중간 합계 2오버파로 공동 55위에 올라 3라운드 진출이 유력해졌다(오후 11시 현재).
왓슨은 1, 2라운드에 같은 조로 편성된 손자뻘 되는 아마추어 톰 루이스(20·잉글랜드)와의 ‘톰 앤드 톰’ 만남으로도 화제를 뿌렸다. 왓슨을 따라 ‘톰’으로 이름을 지은 루이스는 1라운드에 5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2라운드에는 샷이 흔들리면서 4타를 잃어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15위까지 밀렸다.
루이스는 메이저 대회 6회 우승에 빛나는 닉 팔도와 같은 런던 북쪽의 웰윈가든시티 출신이다. 루이스는 투어 프로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두 살 때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16세 때 난독증 때문에 학교를 관두고 골프에만 매달렸다. 메이저 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선두에 나선 것은 1976년 US오픈에서 마이크 라이드 이후 처음이었다.
일본투어 미즈노오픈 우승으로 출전권을 얻은 황중곤(19)은 14번홀까지 1타를 잃어 중간합계 1언더파를 기록해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양용은은 2라운드를 1언더파로 마쳐 중간합계 이븐파로 공동 26위.
중간합계 4언더파로 2라운드를 끝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와 루커스 글로버(미국)는 9번홀까지 치른 토마스 비외른(덴마크), 사이먼 다이슨(잉글랜드) 등과 동타가 되며 공동 선두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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