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자축구 아시아국가 첫 월드컵 우승 감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8일 06시 26분


승부차기서 '랭킹1위' 미국 3-1로 꺾고 정상 등극

일본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랭킹 1위 미국을 누르고 아시아 국가 최초로 2011 FIFA 여자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간 이어진 접전에서 2-2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했다.

1991년 초대 대회부터 매번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1995년 2회 대회 때 8강 진출 후 한 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던 일본은 6회째인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본이 우승하기 전까지는 중국이 2, 3회 대회 때 4강에 진출해 1999년의 3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아시아 국가가 여자 월드컵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이다.

일본은 남녀를 통틀어 FIFA가 주관하는 성인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첫 아시아 국가라는 영예도 함께 안았다.

지난해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2008년 U-17 여자 월드컵에서 북한이 우승하는 등 청소년 대회에서는 아시아 국가가 우승한 적이 여러 차례 있지만 성인 대회 우승은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의 간판 사와 호마레는 1-2로 뒤지던 연장 후반에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 대회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반면 1991년 초대 대회와 1999년 3회 대회 우승팀 미국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번번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에 시달렸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끌려간 끝에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미국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로렌 체니가 왼쪽 측면에서 시도한 첫 슈팅을 신호탄으로 전반 9분 웜바크의 오른발 중거리슛, 전반 18분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매건 라피노의 왼발 슈팅 등으로 끊임없이 일본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미국은 후반 24분 일본의 공격 직후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진영에서 전방의 알렉스 모건에게 긴 패스를 띄웠고, 모건이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8강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준결승에서는 유럽의 강호 스웨덴까지 제압하며 돌풍을 이어온 일본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선제골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고 수세적인 경기를 이어가던 일본은 후반 36분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을 미야마 아야가 가로채 골로 연결하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남은 시간 미국의 공세를 막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일본은 연장 전반 14분 미국의 주포 애비 웜바크에게 헤딩골을 허용, 1-2로 뒤지면서 패색이 짙어갔지만베테랑 사와가 '해결사'로 나섰다.

사와는 연장 후반 12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에 과감하게 달려들어 오른발로 살짝 방향을 돌리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극적인 2-2 동점골을 빚어냈다.

더는 공세를 펼치지 못한 양 팀은 결국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일본은 미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섀넌 복스의 슈팅을 골키포 카이호리 아유미가 몸을 던져 쳐내고 이어 키커로 나선 미야마 아야가 가볍게 성공하면서 희망의 불을 밝혔다.

2번 키커로 나선 미국의 칼리 로이드마저 골대를 크게 넘기는 실축을 하자 환호한 일본은 나가사토 유키의 슈팅을 미국 골키퍼 호프 솔로가 막아내는 바람에 다시금 긴장해야 했다.

하지만 미국의 세 번째 키커인 알렉스 크리거의 시도가 카이호리의 선방에 막히고 뒤이어 사카구치 미즈호가 골을 넣으면서 일본 벤치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나선 웜바크가 미국 키커 중에서 유일하게 승부차기에 성공했지만, 일본의 쿠마가이 사키도 침착하게 골네트를 갈라 일본의 여자월드컵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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