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전남. 시즌을 앞두고 정해성 감독이 짰던 1군 스쿼드 25인 중 10명이 갑자기 사라졌다. 4명은 검찰 기소, 2명은 부상, 3명은 U-20월드컵 출전을 위해 콜롬비아로 떠났다. 여기에 지동원마저 선덜랜드(잉글랜드)로 이적했다.
그러나 전남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눈빛과 자세도 달라졌다.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하던 2군 선수들이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덤벼드는 정신력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6경기 연속 무패 행진 속에 1차 목표로 설정했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선두 경쟁도 노리게 됐다.
무엇보다 새벽 훈련의 부활이 고무적이다.
코칭스태프의 공식 지시는 없었다. 정 감독은 부임 후 오후 훈련을 없애고, 오전에만 트레이닝을 진행하기에 오히려 새벽 훈련은 컨디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 감독도 이를 걱정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먼저 클럽하우스 훈련장으로 나왔다. ‘해보자’는 의욕이 넘쳤다. 보름 전부터 시작된 전남의 새벽 훈련은 허정무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가 대표팀으로 떠난 2007년 이후 사라졌으나 4년 만에 부활됐다. 정 감독은 “어디까지나 자율 참여 훈련이다. 새벽 훈련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선수들의 노력하는 자세가 고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