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문장 최은성(40)은 새로 팀에 부임한 감독에 대해 말하다 실수를 저질렀다. 새로 온 사령탑은 유상철 감독(40).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함께 뛰었던 대표팀 동료다. 최은성은 “동갑내기라서 친구처럼 잘 지냈다”며 웃었다. 9년이 흘러 한 사람은 감독으로, 한 사람은 선수로 한팀에서 만났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그 뜨거운 여름날 이후 9년이 흘렀다. 함께 굵은 땀을 쏟았던 23명의 영웅은 요즘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선수에서 지도자로 제2의 4강 신화를
2002년 20대 후반에서 30대였던 선수들은 대부분 지도자로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펼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2)이다. 홍 감독은 2004년 은퇴한 뒤 대한축구협회 이사로 활동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2005년 대표팀 코치로 선임됐다. 이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뽑혀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으로 이끌었다. 현재는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43)은 가장 먼저 지도자로 입문했다. 2003년 은퇴한 뒤 전남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부산 감독을 거쳐 현재는 포항 사령탑을 맡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38)은 올해 황보관 전 감독(46)이 시즌 중 사임하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이 외에도 윤정환(38), 김태영(41), 최진철(40) 등이 각각 일본 사간 도스 감독, 올림픽대표팀 코치, 강원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 선수로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현역 선수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30)이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박지성은 월드컵이 끝난 뒤 네덜란드로 건너갔고 2005년부터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면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이정표가 됐다.
차두리(31)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김남일(34·톰 톰스크)은 러시아에서 뛰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서 뛰었던 이영표(34)는 현재 지도자 변신을 검토하고 있다. 월드컵 당시 골키퍼 3인방이었던 김병지(41·경남), 최은성, 이운재(38·전남)는 지금도 팀의 주축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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