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축구는 여자들이나 하는 종목쯤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가 월드컵으로 몸살을 앓아도 미국은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에 더 관심을 보인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미국에 건너와 축구 붐을 일으키려고 번번이 노력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반면 여자 축구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 독일의 프란츠 바켄바워는 1970년대 북미축구리그 뉴욕 코스모스에서 활동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지 베스트(북아일랜드)도 1976년부터 81년까지 LA 아스텍스 등에서 뛰었다. 그러나 이들의 가세에도 북미축구리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뒤를 이어 1993년 메이저리그사커(MLS)가 태동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LA 갤럭시는 2007년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활약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해 인기몰이에 나섰다. 첫해 MLS는 베컴의 인기 덕을 봤다. 베컴이 가는 곳마다 관중이 가득 찼다. 그러나 요즘 베컴의 인기는 평균작에 그치고 있다.
미국인들이 축구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승부다. 미국 팬들은 끝장승부에 익숙하다. 게다가 격투기와 스포츠가 합쳐진 최고 인기 종목 미식축구가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축구의 저변은 매우 넓고 잠재력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해외 진출 선수가 1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현재 미국에선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들이 프리시즌을 겸한 경기를 하고 있다. 월드 풋볼 챌린지다. 2009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과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이 벌이는 이벤트 대회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유럽 챔피언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멕시코와 미국 팀 등 13개 팀이 참가해 8월 6일까지 경기를 벌인다.
한 국가에서 유럽의 명문 5개 팀을 한꺼번에 초청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스포츠 시장이 큰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18일까지 매사추세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밴쿠버 등 4개 구장에는 평균 4만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전 경기를 중계방송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 명문 구단들에 여전히 매력 있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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