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야구는 톱니바퀴 야구다. 마운드와 타격은 차치하고라도 수비와 주루, 작전수행에서는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최근 4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배경이다. 그러나 올 시즌 톱니바퀴에 작은 균열들이 생기고 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 독주를 펼치다 3위까지 미끄러졌다. 이날 2회초까지 일찌감치 4-0으로 앞서나가며 4연승을 노래하는 듯했지만 작은 틈새가 상대의 반격을 허용했다.
1-4로 쫓긴 3회말 1사후 문규현의 타구를 우익수 조동화가 판단미스로 2루타를 만들어주면서 롯데에 2점째를 헌납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조동화를 빼고 우익수 자리에 임훈을 투입하며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비 대신 주루플레이에서 실수가 나왔다. 4회초 2사 1·3루에서 박진만이 투수 견제구에 걸린 뒤 2루로 뛰는 상황. 그러나 1루수 이대호의 송구는 3루로 향했다. 3루주자 김연훈이 스타트 타이밍을 먼저 잡아 눈치를 챘기 때문이었다.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SK답지 못한 야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