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추신수(29)가 일본인 선수 후쿠도메 고스케(34)를 동료로 맞게 됐다. 클리블랜드는 2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카고 컵스로부터 후쿠도메를 받고 마이너리그 유망주 2명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추신수와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후쿠도메는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다. 후쿠도메는 1999년 주니치에 입단했는데 당시 유격수였던 이종범(KIA)을 외야수로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의 4강전에서는 김병현(라쿠텐)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때론 경쟁자로, 때론 친구로 다양한 인연을 맺어 왔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일 양국 선수들의 인연을 살펴보자. ●추신수와 이치로
시애틀 시절 추신수와 스즈키 이치로(38)는 악연에 가까웠다.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2005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그곳에는 이치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둘 다 발 빠른 왼손 중거리 타자에 포지션도 우익수로 똑같았다.
2006년 구단은 추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치로에게 중견수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지만 이치로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시애틀은 유망주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다.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선수층이 얇은 클리블랜드에서 출장 기회를 자주 얻은 추신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했고 불과 몇 년 사이에 팀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김선우와 오카 도모카즈
메이저리그의 한일 선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사건이 김선우(34)와 오카(35)가 벌인 주먹다짐이다. 보스턴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둘은 한 때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했으나 1999년 어느 날 난투극을 벌였다. 종종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오카가 김선우의 자존심을 건드린 게 발단이었다.
보스턴은 2001년 오카를 몬트리올로 트레이드했다. 이듬해에는 김선우도 몬트리올 유니폼을 입으면서 2006년까지 한솥밥을 먹어야 했다. 메이저리거가 됐기 때문인지 몬트리올에서 둘의 관계는 썩 나쁘지 않았다.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박찬호(38·오릭스)에게 노모 히데오(43)는 친한 동료이자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었다. 박찬호는 2009년 피츠버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인 124승을 거뒀는데 이는 123승의 노모를 넘어선 것이었다.
박찬호와 노모는 1990년대 후반 LA 다저스에서 황색 돌풍을 이끈 선발 듀오였다. 1998년 노모가 뉴욕 메츠로 이적하면서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지만 친분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노모는 2005년 박찬호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이 밖에 최희섭(KIA)은 다저스에서 뛰던 2005년 나카무라 노리히로(세이부)와 1루수 주전 경쟁을 벌여 승리한 바 있다. 서재응(KIA)도 한때 메츠에서 마쓰이 가즈오(라쿠텐)와 한솥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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