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26·KIA)는 타격 1위(28일까지 타율 0.372)다. ‘커트의 귀재’로 불리며, 올시즌 경지에 오른 타격 실력을 뽐내고 있다. 동료에게 타격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29일 광주 넥센전을 앞둔 안치홍(21)은 “(이)용규 형의 충고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용규의 ‘원포인트 레슨’은 무엇이었을까. ○안치홍이 부진했던 이유, ‘타이밍이 늦었다’
29일 경기 전까지 안치홍의 타율은 0.302. 타격10위에 오를 만큼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최근 5경기 타율은 0.167(18타수3안타). 삼성과의 후반기 첫 3연전 타율은 0.083(12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안치홍은 “(어깨수술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선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한 시즌 동안 쓸 자신의 타격폼을 완성한다. 시즌 도중 자신의 타격폼을 잃어 슬럼프에 빠질 때는, 스프링캠프에서 잡아놓은 ‘이상적인 기준’을 기억해 내려고 애쓴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못한 그에게는 지금 ‘그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곁에서 안치홍의 타격장면을 바라보던 이용규는 “타이밍이 늦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용규 ‘영점 잡으려면 헛스윙보다 파울이 낫다’
28일 이용규는 “타이밍을 조금 앞으로 당겨보라”고 안치홍에게 조언했다. 이용규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감이 좋지 않을 때 대개 타이밍이 늦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안 맞다보면, 공을 최대한 길게 보려는 마음 생기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타이밍이 늦으면, 헛스윙이 많아진다.
실제로 안치홍은 삼성과의 주초 3연전에서 5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용규는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면, 제대로 맞히지 못한다고 해도 파울이 많아진다. 일단 맞혀야 감을 잡는데 유리하다. 좋은 타구를 목표로 한다면 헛스윙보다 파울이 낫다”고 설명한다. 타자는 투수의 공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해 자신만의 타이밍을 잡아간다.
특히 ‘파울’은 자신의 타이밍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종의 영점사격과 같은 기능이다. 안치홍은 “어제(28일) 2번째 타석에서 (3연전 중) 첫 안타도 용규 형 덕분인 것 같다”며 웃었다. 29일에도 2회 좌익수 직선타, 4회 중견수 쪽 2루타, 5회 우전안타로 완벽 부활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