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일이었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사진)의 의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31일 인터넷판에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런던 올림픽에서 뛰는 것이 공정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리냐노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A기준기록(45초25)을 통과해 이달 말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내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렸다.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이 비장애인과 달리 경기에 도움을 주느냐에 대해 학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2008년 1월 IAAF는 ‘치타’라고 불리는 의족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피스토리우스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막았지만 그해 5월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IAAF의 주장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스토리우스의 손을 들어줬다. 두 단체 모두 권위 있는 대학 연구소에 의뢰해 얻은 결과지만 결론은 달랐다. CAS가 결정을 뒤집지 않는 한 피스토리우스의 대회 출전을 막을 수 없다.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육상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딴 태니 그레이톰슨(영국)은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명성과 돈을 위해 올림픽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패럴림픽에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4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영국의 육상 스타로 떠올랐던 로저 블랙(영국)은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이 어떤 이익을 주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그가 인간 승리의 주인공인지 유리한 조건에서 뛰는 괜찮은 선수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스토리우스가 만약 대구에서 시상대에 선다면 향후 그의 비장애인 대회 출전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 농구선수로 뛰었고 현재 TV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에이드리안 아데피탄은 “두 다리가 없는 사람이 시상대에 서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는 현실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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