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은 2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79학번 동기생인 롯데 양승호 감독을 만나기 위해 3루 덕아웃을 찾았다. 그리고 이런 농담을 건넸다. “LG 잡아 줄까?”
한화는 주중에 롯데, 주말에 LG와 3연전을 벌인다.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두 팀과 연이어 맞붙는 것이다. 양 감독은 친구의 반가운(?) 발언에 갑자기 일어나 장난스럽게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였다.
부디 그렇게 해달라는 무언의 청탁. 곧바로 “난 아무 말도 안 했다. 그저 ‘야왕’에게 인사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말이다. 당연히 한 감독에게도 ‘공짜’는 없다. 양 감독이 “이번 주는 3승3패로 5할 승부가 목표”라고 하자 “그럼 한화전에서 1승 2패하고 주말 삼성전에서 2승1패하면 되겠네”라고 제안(?)하며 껄껄 웃었다.
물론 이 모든 게 절박한 두 감독의 농담일 뿐이다. 가능하면 매 경기 이기고 싶은 게 감독들의 공통된 바람. 또 승패가 감독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희망사항까지 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 감독이 “이번 3연전 잘 생각해봐”라는 은근한 압박과 함께 일어서자 양 감독도 “친구 좋다는 게 뭐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