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오픈에서 4년 만에 우승한 박도규(40)의 ‘집게그립’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박도규는 국내 프로골프 선수 중 유일하게 퍼터를 잡을 때 집게그립을 사용한다. 왼손은 일반 퍼트 그립과 같은 형태지만 오른손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샤프트를 끼워 잡는 형태다. 10년 전부터 이 그립을 사용하고 있는 박도규는 미국 PGA 투어 선수인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을 보고 따라했다. “10년 전 FBR오픈 때 TV에서 마크 캘커베키아가 이 그립을 사용하는 걸 보고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2주 정도 연습하고 충청오픈에 나갔다가 우승했다.”
집게그립을 하면 손목을 덜 쓰게 돼 일반 그립보다 방향성이 좋고 쇼트와 미들 퍼트 때 거리 조절하기 편하다는 게 박도규의 설명. 약점은 그린 속도가 느린 곳이나 먼 거리에서는 손목을 쓸 수 없어 거리를 조절하기 힘들다. 그래서 박도규는 먼 거리에서의 퍼트 때는 일반 그립을 잡고 퍼트한다.
집게그립의 원조는 마크 캘커베키아다. 특이하게도 같은 날 한국과 미국투어에서 모두 마크 캘커베키아의 이름이 거론됐다. 미 PGA 투어 리노타흐오픈에서 스콧 피어시는 11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가 됐다. 피어시는 이날 2번홀부터 9번홀까지 8개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이는 미 PGA 투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 1위는 바로 집게그립의 원조인 마크 캘커베키아가 갖고 있다. 캘커베키아는 2009년 RBC 캐나다오픈 2라운드에서 무려 9개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박도규는 이번 대회에서 버디를 15개 잡아냈다. 보기는 단 3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집게그립이 최고라고 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