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내일 한일전 “오른쪽 공격 구자철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청용-동원 다 빠졌지만 일본만큼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기대주 손흥민(함부르크)이 고열을 동반한 몸살로 누운 채 국가대표 합류를 포기했던 지난 주말, 손흥민과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일본 축구 간판스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는 한일전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구단의 섭섭함을 뒤로한 채였다.

가가와는 올해 초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한 아시안컵 4강 한국전에서 발을 다친 뒤 일본 대표팀에서 하차했고 구단에서도 남은 시즌을 거의 벤치에서 보냈다. 그의 컨디션은 아직도 100%가 아니다. 시즌이 막 개막된 시점에 그가 또다시 격렬한 한일전에 참가하기로 하자 구단은 노골적으로 서운한 내색을 했다. 행여나 부상이 덧나면 구단으로서는 큰 손해다.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서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구단 측은 “그가 가길 원했고 막을 수 없었다. 건강히 돌아오기만을 바란다”고 밝혔다.

8일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을 뚫고 일본에 도착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경기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뜨거움의 근원은 한일전의 열기이자, 축구 그 이상의 의미가 부여된 라이벌 의식이었다.

10일 일본 삿포로의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일전 티켓은 경기 1주일 전 일찌감치 매진되며 이 경기에 쏠리고 있는 일본 팬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6만7000석에는 입추의 여지없이 팬들이 들어찰 예정이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비장한 각오로 한국팀을 맞고 있다. 일본 선수들은 최근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진 마쓰다 나오키(34)의 영전에 한일전 승리를 바친다는 각오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국가대표 출신인 마쓰다를 추모하는 경기에 한일전만 한 게 없다며 일본 선수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은 이번 한일전을 9월부터 시작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의 전초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일본은 북한과 예선 첫 경기를 펼친다.

한국으로서도 이번 한일전은 져서는 안 될 경기다. 조 감독은 당초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까지 포함된 해외파 최정예 멤버를 모두 부를 예정이었다. 이 둘이 각각 부상과 팀 일정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강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모습을 보여 최근 승부조작 사건으로 침체된 국내 축구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조 감독은 “나보다 선수들이 더 많이 일본을 연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청용의 부상으로 인한 오른쪽 공격력 저하 우려에 조 감독은 “전반전에는 우선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오른쪽 공격수로 활용해 보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8일 삿포로에 도착한 뒤 시라하타야마 경기장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삿포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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