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박·이·구 삼각편대’ VS 日 ‘분데스리가 편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박주영 이근호 구자철 vs 독일리그 4인방 오카자키-가가와-하세베-우치다

세월의 흐름은 인연을 바꾼다.

2004년 19세 이하 한국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주영(모나코)과 재일교포 4세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이 각각 한국과 일본의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마주칠 것인가. 이충성은 한국에 적응하려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일본으로 국적을 바꾸었고 일본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10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에서 박주영은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예정이다. 일본 J리그 득점 공동선두(10골)인 이충성 역시 일본 대표팀 원톱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 대표팀의 원톱으로는 간판 스트라이커 오카자키 신지(슈투트가르트)가 꼽힌다. 그러나 이충성이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워낙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각 팀에서 최대 6명까지 교체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 이충성이 선발로 나서지 않더라도 교체 멤버로 나서 박주영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9일 삿포로돔에서 만난 이충성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일본으로 국적을 바꾸었지만 한일전에 나서는 것은 언제나 꿈이었다”며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박주영에 대해서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워낙 훌륭한 선수였다”고 평했다. “정성룡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 대표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일본 축구는 물이 올랐다”며 경기력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조광래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일본을 충분히 연구했다. 이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다”며 자신만만했다. 한국은 일본과 74번 싸워 40승 22무 12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 일본의 ‘분데스리가 편대’

가가와
한국으로서는 일본의 주공격수인 오카자키,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샬케04)로 이어지는 ‘분데스리가 편대’를 봉쇄해야 한다.

일본 대표팀 핵심 멤버들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이들은 최전방 공격과 좌우 측면 공격을 맡고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한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최근 3-4-3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일본은 그동안 포백을 쓰며 많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자케로니 감독은 최근 잇단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더 많이 늘려 공격 중심으로 나서겠다는 방침. 이는 그가 유럽 프로팀을 지휘할 때 즐겨 쓰던 방식. 그러나 일본 대표 선수들이 혼란을 느껴 여론이 좋지 않았다. 자케로니 감독은 한국전에서는 포백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익숙한 시스템으로 나서겠다. 그러나 다양한 옵션을 구사할 것”이라며 포백과 스리백을 다양하게 구사할 방침임을 밝혔다.

○ 조광래의 ‘세련된 축구’

박주영
조 감독은 “우리도 세련되고 빠른 템포로 경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 항상 그의 키워드는 ‘빠른 패스’이다. 최전방에 박주영을 놓고 발 빠른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왼쪽 측면에 두어 속공을 노린다. 오른쪽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이청용(볼턴) 대신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실험해 보겠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사건 후유증으로 빠진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중요한 숙제. 곽태휘 이재성(이상 울산) 등이 경쟁 중이다.

삿포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