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은 전통적으로 강자들의 텃밭이었다. 긴 전장과 어려운 코스는 강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제93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750만 달러)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존스 크리크의 애틀랜타 어슬레틱 골프장(파70·7467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두 명의 무명골퍼가 나란히 7언더파 203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섰다. 브렌든 스틸과 제이슨 더프너(이상 미국)는 모두 개막 전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스틸은 지난해까지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뛰었고, 더프너는 아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무명이다. 이들에 1타 뒤진 6언더파 204타를 쳐 단독 3위에 오른 키건 브래들리(미국) 역시 올해 PGA 투어에 데뷔했다. 스틸과 브래들리는 PGA투어 첫 시즌인 올해 1승씩 따내긴 했지만 이번이 첫 메이저대회 출전인 신출내기다.
1991년부터 2008년까지 PGA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인 ‘워너메이커’의 주인공은 절대강자들의 품에 안겼다. 1991년 우승자는 당시 ‘장타자’로 이름을 날린 존 댈리였고, 92년과 93년엔 닉 프라이스와 폴 에이징어가 우승했다. 닉 프라이스는 94년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95∼1998년 4개 대회에선 스티브 엘킹턴과 마크 브룩스, 데이비스 러브3세, 비제이 싱이 한 차례씩 정상을 밟았다. 1999년부터는 타이거 우즈의 독무대가 됐다. 9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0년과 2006년, 2007년까지 4번이나 우승했다. 필 미켈슨(2005)과 비제이 싱(2004), 파드리그 해링턴(2008)도 한번씩 우승컵을 집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2002년과 2003년, 2009년과 2010년은 깜짝 우승자가 탄생했다. 그 중 두 번은 타이거 우즈가 희생양이 됐다. 우즈는 2002년과 2009년 리치 빔과 양용은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최대 희생양이 됐다. 작년 대회에서도 유러피언투어 출신의 마르틴 카이머(독일)는 버바 왓슨(미국)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올해도 우승을 예상했던 선수 중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애덤 스콧(호주) 만이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