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민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장민제가 꼭 한 번 자랑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이름은 김영란(55) 씨. 하나뿐인 아들을 프로야구 선수로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고생했던 은인이다.
그동안 장민제의 가족에 얽힌 사연은 몇 차례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야구를 하다 중도 포기했던 아버지 장지상 씨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뤘다는 내용이나 동생 제희 양이 오빠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냈다는 얘기 등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어머니의 이름은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 “엄마가 ‘아들 열심히 키워 놨더니 밖에 나가서 엄마 얘기는 안 하나 보다’고 장난스럽게 서운해 하셨다”고 말할 만하다.
장민제는 “여동생이 어렸을 때, 엄마가 내 야구 뒷바라지를 위해 자고 있는 동생을 등에 업고 한겨울 새벽에 학교로 달려 오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상태로 야구부원들 밥을 해먹이시곤 했다”면서 “지금도 숙소 생활을 하는 내가 밥이라도 거를까, 몸에 좋다는 건 다 해다 주신다. 늘 광주와 대전을 오가는 어머니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쑥스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