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사진)이 한일전(8월10일)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에 대한 집중 분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 협회 간부회의에서 조 회장이 참석해 한일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지시했다”며 “조 회장은 일본에 배울 것은 배우고, 일본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축구발전방안을 찾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협회는 회장이 직접 나서 한일전 패배에 대한 분석을 지시하는 이례적인 일로 긴장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왔다. 축구인 출신 회장이기 때문에 대표팀 경기력을 직접 언급하는 데 조심한 듯 보인다.
조 회장이 취임 이후 대표팀 경기력에 대해 직접 불만을 표시했던 것은 2010년 동아시아대회 기간 중 딱 한 차례 있었다. 중국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라커룸을 찾아 선수들에게 “자존심도 없느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짤막하게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는 경기 분석 등을 지시하진 않았다.
조 회장은 이번 패배를 계기로 한국축구 전반에 걸친 발전방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이전까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다. 하지만 한일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라이벌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경기가 상대 안방에서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인 결과다. 조 회장은 당시 경기 후 “다시 재건하자”라는 짤막한 한 마디를 남기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기술위원장인 이회택 부회장은 “기술국 중심으로 한일전 분석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서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예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대표팀이 다시 정상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