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의 퇴장 소식에 연신 “어휴, 어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비켜나 제주도에서 유유자적의 삶을 즐기고 있는 김응룡(70·사진) 전 삼성 사장은 17일과 18일 연이어 터져나온 SK 김성근(69) 감독의 자진사퇴와 SK 구단의 경질통보 소식을 멀리서 접한 뒤 “이런 일은 처음 아냐?”라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시즌종료까지)한두 달도 채 안 남았잖아. 어떻게 그렇게 됐나”라며 혀를 찬 뒤 “성근이하고 통화를 해봐야겠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깝지만 능력이 있으니까 어디든 가지 않겠나. 워낙 야구밖에 모르는 친구니…”라고 덧붙였다.
김응룡 전 사장과 김성근 전 감독은 1960년대 국가대표 중심타자와 투수로 한솥밥을 먹었지만 승부에서는 항상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대척점에서 싸워왔다.
하지만 친구가 1992년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나 처음 야인생활을 하자 1994년 자신이 있던 해태 2군감독으로 받아들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줬고, 2002년 삼성 감독 시절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패장이 된 김성근 LG 감독을 “야구의 신과 싸운 것 같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