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도 퇴진한 김성근 감독 대신 SK의 새 사령탑에 오른 이만수 2군 감독(53·사진)의 얼굴은 의외로 밝았다. 2007년부터 모셨던 김 감독을 떠나보낸 아쉬움은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았다. 그 대신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대행은 이날 대전에서 한화와 2군 경기를 하던 중 신영철 SK 사장으로부터 감독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1997년 현역 은퇴 후 1군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김 감독님이 많은 업적을 남겨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감독을 조금 빨리 시작하는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죠.”
이 감독대행은 급히 인천으로 돌아와 이날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경기부터 선수단을 이끌었다. SK는 17일 현재 3위다. 선두 삼성과 승차는 5.5경기, 2위 KIA와는 1경기 차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어 이를 다독이는 게 중요하다.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면 다시 1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즐겁게 야구를 하자고 당부했다. 경기를 즐기고, 승리를 즐기는 진정한 프로가 되자는 얘기였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잘한 점을 칭찬해 자신감을 불어넣겠다는 거다. 경기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그는 현역 시절 ‘헐크’로 불렸다. 홈런을 날린 뒤 양팔을 들어 포효하는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1982년 삼성에 입단해 1997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1983∼1985년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96에 252홈런, 861타점.
지도자 수업도 착실히 밟았다. 1998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A팀 코치를 시작으로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이 감독대행은 “인생을 살다 보면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어려움을 만나도 이겨내야 한다”며 “앞으로 미국에서 10년간 배운 선진 야구를 팀에 접목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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