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SK, 이틀연속 무득점패 수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이만수 감독대행 데뷔전 쓴잔… 롯데, KIA 꺾고 4연승

18일 문학야구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감독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거나 ‘감독님을 내몰아? 우린 프런트를 자른다’는 격한 감정이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SK 팬들은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이끈 김성근 감독을 중도 퇴진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구단에 돌렸다. “더는 SK를 응원하지 않겠다”며 분노했다. 일부 팬은 1루쪽 철조망에 올라 SK에 야유를 퍼부었다. 삼성 채태인이 홈런을 날리자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전날에 이어 SK 유니폼을 입은 일부 팬이 구장에 난입했다. 경기 직후엔 그라운드에 오물이 날아들었다. 수많은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SK 유니폼을 불태우고 더그아웃의 야구 물품을 훔쳤다. 경기장 밖에서도 ‘김성근’을 외치며 시위는 계속됐다. 근래 보기 드문 야구 폭동이었다.

SK 팬들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만수 감독대행의 데뷔 첫 승은 실패했다. 전날 선두 삼성에 0-9로 대패한 SK는 이날도 0-2로 영봉패를 당했다. 선발 엄정욱은 4회 2사 1루에서 채태인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게 전부였다. SK 타선은 4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경기는 2시간 22분 만에 끝났다. 올 시즌 정규 이닝 경기 가운데 최단 시간 기록이었다.

삼성은 대체 용병 저마노가 첫 등판에서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포함해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마무리 오승환은 9회 구원 등판해 삼자 범퇴로 36세이브(1승)째를 거뒀다. 14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해 지난해 기록한 유동훈(KIA)과 함께 역대 2위에 올랐다. 1위는 2006년 정재훈(두산)의 15경기.

롯데는 광주에서 KIA를 4-1로 꺾고 4연승했다. 선발 장원준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1실점하며 10승(4패)째를 올려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통산 17번째)를 거뒀다. 삼진 8개를 추가해 6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104개)도 기록했다(8번째). KIA는 4연패. 잠실 라이벌 맞대결에선 6위 두산이 고영민과 김현수의 홈런 2방에 힘입어 5위 LG를 5-3으로 이겼다. LG 팬들도 경기 직후 중앙 출입구를 막고 박종훈 감독과 선수들의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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