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앞)가 20일 동대구역에 도착한 뒤 마중 나온 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남자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한다.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의족과 성별 논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선수가 20, 21일 대구에 발을 디뎠다.
‘블레이드 러너’로 잘 알려진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와 여자임에도 남자라고 의심받았던 캐스터 세메냐(20·이상 남아공·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화제와 논란을 모으고 있는 선수들답게 이들이 대구에 도착하자 수많은 취재진과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두 선수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피스토리우스는 20일 야구 모자에 반소매, 반바지의 편한 복장으로 동대구역 승차장에 나타났다. 마중 나온 30여 명의 시민 서포터스와 일일이 악수를 했다. 경기용이 아닌 일상생활용 의족을 양다리에 착용한 상태로 서포터스와 함께 무릎을 꿇고 기념촬영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많은 분이 환영해 주셔서 기쁘고 흥분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양쪽 다리가 없어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경기에 나선다. 올해 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최근 보철 다리를 놓고 공정성과 위험성 논란이 일었지만 피스토리우스는 실력으로 승부한다며 개의치 않았다.
반면 세메냐는 피스토리우스와 달랐다. 21일 도착한 세메냐는 피곤과 부담감을 호소하며 환영 인파 앞에 나서지 않겠다고 대회 주최 측에 통보했다. 잠시 뒤 인터뷰 없이 사진촬영만 한다는 조건으로 기자단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선수권 여자 800m에서 1분55초45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발달된 상체 근육과 목소리 등으로 남자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1년에 걸친 검사 끝에 여성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다시 트랙에 서게 됐지만 논란은 계속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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