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을 달구자… 대구세계육상 D-5]황영조 “날씨 더울수록 한국팀이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황영조 본보 해설위원이 둘러본 마라톤 코스
“표고차 40m로 평탄… 날씨 더울수록 한국팀이 유리”

본보 해설위원인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경보 기술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동인초등학교 근처에서 마라톤 코스를 설명하고 있다.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본보 해설위원인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경보 기술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동인초등학교 근처에서 마라톤 코스를 설명하고 있다.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선수들이 따라 뛸 하늘색 점선이 도로 위에 그려졌다. 마라톤 코스임을 알리는 깃발과 표지판들도 눈에 띈다. 출발선이자 결승선인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주위엔 경기 진행을 도울 파란색 컨테이너 부스도 세워졌다. 21일 기자와 함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코스를 둘러본 황영조 동아일보 육상 해설위원(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경보 기술위원장)은 무척 설레는 표정이었다. “육상의 꽃인 마라톤 경기가 벌써 시작된 것 같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대구 마라톤 코스는 듣던 대로 평탄했다. 표고차가 40m 전후에 불과하다. 수성못 주변에 언덕이 있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정도다. 황 위원은 “거의 평지를 달리는 수준이다. 날씨만 도와준다면 대한민국 땅에서 나온 마라톤 기록 중 최고 기록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개최 대회 최고 기록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케냐의 실베스타 테이멧이 세운 2시간6분49초.

평탄한 코스는 한국 선수들에겐 부담이다.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위안거리는 루프 코스라는 점이다. 처음 뛰는 선수들은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대구 코스 경험이 많은 한국 선수들에겐 이점이 될 수 있다.

관건은 날씨다. 대표팀은 고온다습한 대구 지역 날씨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더울수록 기록보다는 순위 싸움에 레이스의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황 위원은 “대구 더위가 너무 빨리 꺾여서 오히려 걱정이다. 예상보다 덥지 않다면 두 바퀴째부터 치고 나가는 전술전이 펼쳐질 텐데…. 한국 선수들이 전력상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루프 코스는 선수에게는 고역이지만 관전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최대 세 번까지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다. 대구 시내가 하나의 거대한 경기장이 되는 셈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선호하는 방식이다. 황 위원은 “대구를 알릴 기회는 마라톤과 경보가 전부다. 많은 시민이 응원을 나와서 대구라는 큰 풍경화의 주인공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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