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차 단독선두로 출발…퍼트 난조
연장서 페테르센 행운의 샷에 흔들
“확실한 승리 욕심에 나도 몰래 긴장
아직 10개 대회 더 남아 V100 기대”
한국낭자들의 미 LPGA 투어 통산 100승 꿈이 아쉽게 좌절됐다.
최나연(24·SK텔레콤)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 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 골프클럽 고스트 크리크코스(파71·6552야드)에서 열린 세이프웨이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합계 6언더파 207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동타를 이룬 최나연은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놓쳤다.
2위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최나연은 100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퍼트 감각이 좋지 못했다. 전반 9홀에서만 보기 3개를 적어낸 최나연은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에서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하지만 13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하며 선두자리를 내줬다.
무너질 듯 하던 최나연은 15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다시 단독선두로 나섰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한국인 통산 100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마지막이 고비였다. 18번홀. 페어웨이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린 뒤쪽 러프로 떨어졌고, 어프로치가 짧게 떨어졌다. 파를 지키면 우승할 수 있었지만 퍼트가 빗나가 연장을 허용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도 시작은 좋았다. 티샷한 공이 러프 쪽으로 떨어졌지만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하지만 페테르센의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나무숲으로 날아가다 갤러리의 소지품을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이 따랐다. 먼저 그린을 공략한 페테르센의 공은 홀 바로 뒤쪽에 떨어져 러프에 멈췄다. 이어 최나연이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쪽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우승이 멀어진 순간이었다.
최나연은 “이기더라도 버디로 이기고 싶었다. 다소 욕심을 부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9번 아이언이었는데 템포가 빨랐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살짝 긴장했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인 통산 미 LPGA 100승 실패에 대해서는 “아직 10개 정도 대회가 더 남았으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은 마지막 날 선전을 펼쳤지만 1타가 모자란 5언더파 208타를 적어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