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만장일치 추대…구단주 서면총회 선출
“50년전 야구팀 볼보이서 막중임무 감개무량
기업경영 원리적용…이익·고용창출 등 앞장”
“기업 경영의 원리를 KBO에도 적용해 조직을 발전시키겠다.”
구본능(62) 희성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19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공식 취임했다. 구본무 LG 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구 총재는 2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총재에 추천됐고 19일 구단주 서면 총회를 통해 선출을 확정했다. 구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50여년 전 중학교 야구팀의 볼보이였던 내가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는 막중한 자리를 맡게 돼 감개무량하기 그지없다”면서 “처음 총재직을 제의받고 망설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봉사한다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자리에 섰다”는 소감을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성공적인 기업인 출신답게 기업을 성장시킬 때와 비슷한 원리로 KBO를 키워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 구 총재는 “기업을 경영할 때는 일단 회사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이익을 창출해야 하고 고용도 창출해야 한다. 또 기업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납세와 사회 환원”이라고 했다. 이 원칙을 그대로 KBO 조직에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구 총재의 설명은 이렇다. “회사를 키우는 문제는 야구의 저변 확대와 다를 게 없다. 이익 창출은 구단의 흑자를 실현하는 것이고, 고용을 창출한다는 건 9구단과 10구단을 만들어서 야구인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또 사회 환원은 야구팬을 위한 서비스와 일맥상통한다.” 구 총재는 “이렇게 기업과 KBO가 비슷하게 연결이 되는 것 같다는 감을 갖고 있다. 결국은 둘 다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KBO의 현황에 대해서도 “업무 파악이 되는 대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면서 “좀 더 뛰는 조직, 살아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잘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프로야구 30년이면 이 조직도 어린이가 아닌 성인의 조직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총재는 이 밖의 주요 추진 업무로 ▲대외 협력 업무 강화 ▲야구장 시설 개선 ▲야구 시장 확대와 수익 구조 개선 ▲아마 야구와의 협조 강화와 원활한 소통 ▲한국 야구의 국제화 등을 꼽았다. 또 9구단 NC소프트에 이은 10구단 창단에 대해서는 “아직 업무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9구단이 있는 한 10구단은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 총재는 취임식과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곧바로 KBO 총재로서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