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중 재학 시절 야구선수로 뛰었고 전문경영인이 돼서도 알게 모르게 야구계를 도왔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62). 그가 22일 제19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취임했다.
구 신임 총재는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7층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총재직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과 애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축하를 받는 지금부터 고생문에 들어섰다”며 웃었다. 이어 “KBO는 아직 어린이 조직 같다. 출범 30년을 맞아 성인다운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경영인답게 KBO를 기업과 대비시켰다. 기업은 미래를 위해 회사를 키운다. KBO는 각 구단의 흑자 전환을 위한 토대가 돼야 한다. 기업이 이익과 고용을 창출해야 하듯 제10구단이 창단되면 야구 관계자들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기업이 납세와 사회 환원의 의무가 있다면 KBO는 팬 서비스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투명한 경영으로 공정한 야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 총재는 새 야구단 창단에 대해 “9구단 창단에 이어 자연스럽게 10구단도 창단될 것이다. 이미 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치 의사를 밝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구 광주 대전 등 노후한 야구장 시설 개선과 아마추어야구 육성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취임식 후 바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기자실을 둘러보다 “야구 중계를 보는 TV 모니터가 너무 작다. 42인치 이상으로 바꾸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구 총재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친동생으로 경남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는 등 야구 사랑이 각별해 2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총재에 추대됐고 9개 구단주로부터 서면 동의를 얻었다. 그의 임기는 유영구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12월 31일까지이지만 내년 초 3년 임기의 20대 총재로 재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스볼 키드가 야구 발전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