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한국인 개인 종목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이룰 기회 말이다. 28일 오전 9시 시작되는 남자 20km 경보에 출전하는 김현섭(26·삼성전자·사진) 얘기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목표다. 김현섭이 3월 세운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은 올 시즌 랭킹 7위다. 미국 육상잡지 트랙앤드필드는 이번 대회 김현섭의 순위를 9위로 예상했다.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톱 10에 꼽혔지만 메달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경보 대표팀 이민호 코치는 “메달 후보라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부담스럽지만 후회 없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상계는 김현섭의 성장속도와 홈그라운드 이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현섭은 한국인 최초로 1시간20분대를 깬 뒤 한국기록을 연거푸 갈아 치운 기록 제조기다. 살인적인 여름 훈련으로 지구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대구 시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레이스를 펼치는 이점도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중국과 러시아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김현섭을 지목한 이유다. 김현섭은 “올 시즌 랭킹보다 한 단계라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열심히 걷다 보면 메달 획득이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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