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英 가디언 “손기정 선생은 올림픽 상징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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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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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슬픈 시상식 생생히 전해
본보 일장기 말소 사건도 다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에 맞춰 고 손기정 선생의 사연을 소개한 영국 일간 가디언의 27일자 인터넷판. 가디언 홈페이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에 맞춰 고 손기정 선생의 사연을 소개한 영국 일간 가디언의 27일자 인터넷판. 가디언 홈페이지
고(故) 손기정 선생의 얼굴이 찍힌 포스터는 대구 시내 곳곳에 붙어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는 손기정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전단이 비치돼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 기자들이 놓칠 수 없는 이야기인 셈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비극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손기정 선생의 이야기를 대회 개막일인 27일 풀어놨다. 가디언은 ‘한국 올림픽의 영웅 손기정의 잊혀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손기정 선생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가디언은 “비록 서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기정은 올림픽의 역사를 상징하는 사진 중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기정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 200m에서 1,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흑인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이상 미국)가 보여준 세리머니보다 저평가돼 있으나 그에 못지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시상대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올렸다. 미국의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한 동작이었다.

가디언은 1936년 베를린 대회 남자 마라톤 시상식에서 1위 손기정 선생과 3위 남승룡이 나란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장면을 그와 비견될 장면으로 꼽았다. 일제강점하에서 한국인이면서도 일장기를 달고 일본 이름으로 경기에 나선 두 선수가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지는 시상식에서 기뻐할 수 없었던 현실을 지적했다. 손기정 선생이 시상식에서 받은 올리브관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일장기를 가리려 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 사건과 이로 인해 기자들이 체포돼 고문을 당했던 일이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1945년 광복 뒤 손기정 선생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의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고 평가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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