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서 최근 4경기서 2골 기량 절정
주전 밀린 해외파들에 긍정적인 자극제
“유럽파가 뭔가 보여줘야” 다부진 각오
유럽파 선수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에서 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이고 선진리그에서 뛰면서 얻은 경험과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대표팀 내 후배와 K리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한국이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역대 대표팀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았던 해외파들 공이 컸다.
그런데 조광래호에서는 정반대다.
조광래 감독이 9월2일(레바논)과 6일(쿠웨이트)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2차전을 앞두고 가장 걱정하는 게 유럽파들의 경기력이다.
이번에 소집된 유럽파 가운데 꾸준히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거의 없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정조국(오셰르) 등은 주전경쟁에서 밀렸다. 주장 박주영은 새 팀을 찾느라 경기는커녕 체계적인 훈련도 못했다. 이런 우려는 8월10일 한일전에서 현실이 됐다. 0-3 완패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조 감독이 경기 나흘 전인 30일 이례적으로 단국대와 연습경기를 잡은 것도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유일한 예외는 기성용(셀틱)이다. 팀에서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력을 보강했고, 장점이었던 공격력은 더 좋아졌다. 셀틱 닐 레넌 감독은 최근 기성용에게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주문하고 있다. 기성용은 4경기에서 벌써 2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로 업그레이드 됐다.
29일(한국시간) 셀틱 주장 스콧 브라운은 글래스고 지역지와 인터뷰를 통해 “기성용의 플레이는 매우 훌륭하다. 그의 현재 경기력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고 극찬까지 했다.
기성용도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솔직히 유럽에서 한국을 오가는 것은 피곤하다”면서도 “대표팀에 오면 해외파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차 등 어려운 점도 극복해 내고 뭔가를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격세지감이다. 지난 해 기성용은 소속 팀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대표팀에서도 위기를 느꼈던 장본인이다. 남아공월드컵 직전 셀틱에서 내내 벤치를 지켰고, 파주NFC에 소집된 뒤 경기력이 떨어졌다. 월드컵 무대에서 뛰기 위해 보충 훈련까지 했다. 그런 아픔 덕분일까. 기성용은 한층 더 의젓한 모습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