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올 시즌 처음으로 2위에 도전하고 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1위인 삼성을 추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롯데는 가을잔치에 참가한 최근 3년간(2008∼201년)도 ‘롤러코스터의 팀’으로 꼽혔다. 상승세를 타다가도 갑자기 추락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롯데는 상승일로다. 이같은 변화의 밑바탕은 무엇일까. 물론 팀의 가장 큰 장점인 타선의 폭발을 빼놓을 수 없지만, 롯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마운드와 수비의 안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불펜의 진화 롯데 양승호 감독은 “경기가 없는 날 가만히 앉아 TV로 야구를 보면서 내가 봐도 ‘왜 똑같은 선수들인데 시즌 초반과 이렇게 다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농담처럼 “나로서는 흔히 말하는 멘탈(정신)이 강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밖에 할 말이 더 있느냐”고 웃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이내 “불펜이 좋아졌다. 예전엔 4점차로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는데, 이젠 2점차로 앞서면 덕아웃에 앉아있는 선수들이 ‘됐다’는 말부터 하더라”고 전했다.
롯데 마운드는 전반기만 해도 지난 3년간과 큰 차이가 없는 듯했다. 특히 약점이던 불펜은 여전히 골치 아픈 부분이었다. 전반기 롯데의 불펜 방어율은 4.73으로 8개구단 중 7위였고, 블론세이브 13개로 최다였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1일까지 불펜 방어율이 3.30으로 전반기에 비해 확연히 좋아졌다. 특히 후반기 블론세이브는 0개다.
○수비의 진화 롯데는 최근 수비에서도 갈수록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 전반기에 82경기에서 66개의 실책을 기록해 경기당 0.80개의 실책을 범했다면, 후반기에는 29경기에서 19개의 실책으로 경기당 실책수를 0.65개로 줄였다. 특히 최근 들어 결정적인 순간의 호수비로 상대팀 공격의 흐름을 차단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타격은 한참 좋을 때보다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타격은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그런데 요즘엔 타격이 좋지 않을 때 투수들이 막아주고,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들이 자주 나온다. 1일 KIA전에서도 전준우와 황재균이 결정적인 수비를 해줘 이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하면 공필성 코치가 반복훈련을 많이 시킨다. 수비는 훈련량이 많으면 늘게 마련이다”며 흡족해했다. 타격으로만 승부하던 팀에서 마운드와 수비까지 갖춰나가면서 점점 진화하는 롯데 전력이다. 향후 롯데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