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22·사진)의 소감이다. 그는 3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등판해 6.2이닝 5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4승을 거뒀다. 6월 15일 잠실 넥센전에서 3승을 찍은 이후 무려 80일 만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월 21일 사직 롯데전(6이닝 3실점), 7월 5일 잠실 롯데전(6이닝 4실점), 8월 14일 대전 한화전(5.2이닝 2실점), 27일 잠실 삼성전(6.1이닝 1실점) 등에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같은 팀 투수 고참 김선우가 “(이)용찬이한테 기를 좀 불어넣어달라”고 부탁할 정도. 하지만 본인은 늘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괜찮다”며 담담히 받아들이곤 했다. 2009년과 2010년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블론세이브 했을 때의 미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1승이 아쉽긴 했던 모양이다. 80일 만의 승리 후 얼굴이 한층 밝아져 있었다. 1승을 향한 남모를 투혼도 있었다.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이 변경된 뒤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변형포크볼 외에도 여러 변화구를 시도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다. 시즌 중간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리자 하체 위주의 훈련에 매진하며 투구밸런스를 되찾는 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1승이 참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금 욕심내지 않고 시즌 5승은 올린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다음 등판에서는 승리도 승리지만 7이닝은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