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예선 2차전 쿠웨이트와 1 대 1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주전 한명만 빠져도 흔들리는 한국 축구

차두리 교체후 공수균형 불안… 좌우 측면수비 모두 뚫려

원정과 홈경기 때의 모습이 너무도 다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8분 박주영(아스널)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8분 후사인 알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1승 1무(승점4)로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6)에서 쿠웨이트(+1)에 앞서 B조 선두를 유지했다. 최근 한국은 지난달 한일전 친선경기(0-3 패·원정), 2일 레바논전(6-0 승·홈)에서 극명한 경기력 차이를 보였다.

○ 잔디 탓? 날씨 탓? 부상 탓?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무승부 원인으로 차두리(셀틱)의 경기 초반 부상, 날씨와 잔디 상태를 꼽았다. 조 감독은 “무더운 날씨와 익숙지 않은 푹신한 잔디 때문에 선수들이 피로감을 두 배 이상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17분 차두리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경기를 압도했지만 이후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한일전을 마친 뒤에도 “해외파들의 경기감각 저하와 수비수 김영권(오미야)의 부상으로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했다.

해외 원정, 특히 중동 원정경기에서는 시차와 무더위로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하지만 무더위, 잔디 상태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 전술을 짜고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조 감독의 몫이다. 대체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를 줄여야 최종 예선과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측면 불안 언제까지

한국은 홍철(성남)-홍정호(제주)-이정수(알사드)-차두리로 이어지는 포백을 가동했다. 홍정호의 가세로 중앙은 두꺼워졌다. 그러나 홍철이 나선 왼쪽 측면 수비는 불안했다. 홍철은 적극적인 공격 성향을 보였지만 쿠웨이트의 에네지에게 잇달아 돌파를 허용했다. 수비력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두리가 빠진 뒤 오른쪽 수비수로 투입된 김재성(포항)마저 부진해 좌우 측면 수비가 모두 뚫렸다. 이들이 당황하면서 수비조직력 전체가 흔들렸다.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간격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보다 많은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은 아랍에미리트를 3-1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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