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선수권 첫승 허재 감독이 뿔났다…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16일 07시 00분


허재 감독 “중국 홈텃세 해도 너무하네분해서 꼭 올림픽 티켓 딸것”

“칼만 안 들었지, 이건 강도나 다름없다.”

남자농구 대표팀 허재(사진)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중국의 홈텃세를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지만 ‘정도가 넘는’ 횡포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이란 마틱 감독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중국의 텃세는 도를 넘어섰다.

제26회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우승을 통해 16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내려는 한국남자대표팀은 거세게 성장한 중동세와 중국의 벽을 넘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개최국 중국이 현시 시간 오후 8시에 자국 게임을 배정해 편안하게 일정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낮경기를 주로 치르는 한국은 A조 1위를 기록할 경우, 예선 2라운드 첫 경기를 오전 9시에 해야 한다.

허 감독이 15일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예선 1라운드 말레이시와의 첫 경기 때 문태종을 후반에야 투입하고 하승진 김주성 양동근 등 베스트멤버에게 휴식을 주며 백업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한 것도 적절한 체력 안배를 통한 전력극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1쿼터에서 29-3으로 앞서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89-42, 47점차 대승을 거뒀다.

허 감독은 “매번 중국에서 대회를 할 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게임스케줄, 훈련장 배정, 음식 등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다”고 중국측의 횡포를 비난했다. 한국 대표팀은 메인코트인 우한스포츠센터를 말레이시아전을 통해 처음 밟았다.

‘메인코트는 연습이 불가하다’는 게 조직위 입장이었지만 중국팀은 예외였다. 특히 중국선수단은 다른 나라와 달리 심판들과 한 호텔을 쓰는 비상식적인 일도 벌어지고 있다.

2년전 텐진대회에도 사령탑으로 참가했던 허 감독은 “(홈 텃세가)텐진 때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다”면서 “코트에서 이런 횡포를 견뎌내고 꼭 올림픽 티켓을 따서 돌아가겠다”고 분노를 필승 의지로 바꾸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한국은 16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2년 전 텐진대회 8강전에서 패배 악몽을 안겼던 레바논을 상대로 예선 1라운드 2차전을 갖는다.

우한(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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