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보름 전으로 되돌려 보자. 1일 문학구장에서 LG와 SK가 맞붙었다. 돌이켜보면 LG로선 4강에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SK는 감독 교체의 여파 속에 흔들리고 있었고 LG는 직전 2경기에서 SK에 완승을 거뒀다. 5위 LG와 4위 SK의 승차는 불과 2.5경기였다.
9회초까지 LG는 6-4로 앞섰다. 아웃카운트 3개만 더 잡으면 1.5경기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LG는 상승세를 이어갈 찬스였고, SK는 4강 탈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SK를 외면하지 않았다. 9회말 LG 마무리 투수 송신영을 상대로 2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1회 끝에 결국 7-6으로 역전승했다. SK의 추락은 여기서 멈췄다. 반면 박종훈 감독이 “정말 큰 경기를 내줬다”고 탄식했을 정도로 LG는 추격의 동력을 잃어 버렸다.
이후 벌어진 상황은 예상대로였다. 정신을 차린 SK는 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8회초까지 1-8로 7점을 뒤지다 연장 접전 끝에 10-9로 승리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1일 한화전부터 14일 넥센전까지 이만수 감독대행 취임 후 처음으로 3연승도 달렸다. SK는 어느덧 3위로 뛰어올라 호시탐탐 2위까지 엿보고 있다. 반면 9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LG는 14일까지 승리보다는 패배를 많이 하며 사실상 4강권에서 멀어졌다.
15일 두 팀은 2주 만에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SK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SK는 이날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11-2로 완승했다. 박진만이 1회부터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박정권은 3-0으로 앞선 3회 2사 1, 3루에서 LG 선발 김성현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전원 안타를 터뜨린 SK는 이 감독대행 취임 후 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2위 롯데와 1경기 차를 유지했다.
롯데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롯데는 청주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사도스키의 호투와 강민호의 2점 홈런 등 장단 17안타를 앞세워 12-7로 이겼다.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진 사도스키는 시즌 11승째를 수확했다.
넥센과 두산이 맞붙은 목동경기에서는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경기가 66분간 중단되는 사태 속에 넥센이 7-3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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