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회복…자력보행 가능취재진에 손 흔들며 “팬들 그리워요”담당의사 “의지 강해 95% 회복 희망”
■사고 4개월만의 퇴원 재기다짐
“퇴원했는데 뭐가 제일 하고 싶어요?”(취재진)
“다시 뛰고 싶어요.”(신영록)
“그라운드로 돌아온다면 뭐 하고 싶어요?”(취재진)
“골을 넣어 보고 싶어요. 세리머니.”(신영록)
5월 K리그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신영록(24·제주)이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70여 일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았던 그는 통원치료를 받아도 좋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17일 퇴원한다. 이에 앞서 1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지만 직접 소감을 밝힐 수 있을 정도로 예상보다는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
재활치료를 담당했던 김연희 교수의 브리핑에 이어 신영록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섰다.
기자회견장 앞까지 휠체어를 타고 온 신영록은 아버지가 살짝 잡아주긴 했지만 직접 걸어서 회견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보여줬다. 선수시절에도 카메라 앞에서 잘 웃지 않았던 신영록. 하지만 자신이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자리여서인지 연신 환하게 웃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고 일일이 대답했다. 약간 어눌한 말투였지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했다. “나아서 기쁘고 좋아요”, “팬들이 그리워요”, “감사드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 드릴게요”, “기분 좋아지고 있어요” 등을 짧게 대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신영록은 고개만 숙이는 수준이었지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회견장 밖으로 이동한 뒤에는 사진기자들의 촬영요구에 손을 흔들며 “고맙습니다”라고 답례인사를 하기도 했다.
신영록은 현재 보행기 없이 뒤에서 약간의 보조를 받는 상태에서 약 20∼30m를 자력으로 보행할 수 있는 상태다. 저산소성 뇌손상이 있어서 인지능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력도 어느 정도는 회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불수의 운동이 나타나는 등 재활치료를 받아야할 부분이 더 많다.
신영록은 앞으로 주 5회 통원치료를 받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을 예정이다. 병원측은 6개월마다 신영록의 몸 상태를 재평가하고, 정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꾸준하게 치료할 계획이다.
임 교수는 “뇌손상이 있기 때문에 다치기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렇지만 환자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90∼95% 정도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