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골프 관련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얘기가 자주 나왔다. 한화그룹이 골프계의 큰손으로 떠올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3월 유소연, 윤채영, 임지나, 김은정, 남수지를 영입해 골프단을 창단했다. 대기업의 골프단 운영이 뭐 새로울 게 있나 싶었지만 달랐다. 당시 한화는 김승연 회장을 비롯해 그룹의 10개 계열사 대표이사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창단식을 가졌다. 김 회장의 참석은 이례적인 뉴스로 비춰졌다.
한화의 상징인 트라이서클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유소연은 국내 투어 롯데 칸타타오픈에서 18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한 뒤 7월에는 초청선수로 출전한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유소연은 우승 직후 국내외에 생중계된 TV 인터뷰 첫마디에 “김승연 회장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소연은 “칸타타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비슷한 인사를 했는데 인터뷰 말미에 해서 편집되는 바람에 실제로 전파를 타지 못했다. 그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했다”며 웃었다. 그만큼 골프단에 대한 한화의 지원은 남달랐다. 유소연의 계약금액은 연간 3억 원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선수들에게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해외 전지훈련 비용, 한화호텔&리조트 골프클럽 및 숙박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 계열의 국내 골프장만 해도 용인, 설악, 제주 플라자CC를 비롯해 춘천 제이드팰리스, 태안 골든베이 등 5군데에 108홀 규모에 이른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골프단의 출범은 사업을 통한 보국이라는 한화그룹의 창업 이념에 뿌리내리고 있다”며 “한화는 야구단을 비롯해 복싱과 승마, 사격 등 다양한 스포츠를 지원해 왔다. 그룹이 보유한 골프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10개의 그룹 계열사가 공동으로 후원하면서 골프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가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골프 유망주 발굴과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매달릴 계획이다. 청소년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골프 아카데미도 추진하고 있다. 잠재력이 뛰어난 우수 신예를 추가로 영입하기 위해 옥석을 가리는 작업에도 나섰다.
한화는 이달 초 골든베이 리조트에서 국내 여자프로골프 최대인 총상금 10억 원에 우승 상금 2억 원이 걸린 한화금융클래식오픈을 개최했다. 중국시장 진출에 발맞춰 중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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