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는 해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용인체육관에서 출정식을 한다. 올해는 30일로 예정됐다. 이 자리에는 정석수 부회장을 비롯해 본부장급 임원이 20명 가까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해 왔다. 중년의 임원들은 코트에서 자유투나 3점슛 경연 대회를 해 모처럼 땀을 흘릴 기회를 갖는다. 저녁 식사는 숙소 앞마당에서 뷔페식으로 격의 없이 어울리며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수들의 애환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모비스는 농구단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하다. 2009∼2010시즌 모비스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축하연에서는 임원들이 각자 정성껏 준비해 온 선물로 경품 행사를 진행해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 출정식에는 특별히 신입사원 50명 정도가 참석한다. 이들 새내기에게는 ‘신인사관학교’로 유명한 모비스 농구단의 전통을 확인하는 산교육의 무대가 될지 모른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김동우, 양동근, 김효범, 함지훈 등을 국내 프로리그 정상급 선수로 길러냈다. 천대현, 송창용, 박구영 등은 그리 주목받지 않았으나 모비스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이름을 날렸다.
모비스 신인의 성적은 신인 드래프트 선발 순위와도 큰 상관이 없었다. 1순위 출신 양동근, 김동우뿐 아니라 10순위였던 함지훈 천대현도 제몫을 다했다. 2011∼2012시즌에도 모비스는 10순위 이지원과 11순위 김동량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경희대 출신 이지원은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로 뛴 경험을 살려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가 장기다. 김동량도 최근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스타팅 멤버로 출전하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여수전자화학고를 거친 이우균은 2군 선수로 선발돼 고졸 선수 최초로 국내 프로농구 입성에 성공했다.
모비스가 신인 선수 육성에 정평이 난 것은 유재학 감독의 탄탄한 지도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수비할 때 위치 선정, 상대 선수의 장단점과 습관 등을 꼼꼼하게 가르쳤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며 엄격한 용병술로 신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유 감독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조직력으로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최근 6년 동안 우승 4회와 두 차례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런 전성기를 구가한 것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때맞춰 젊은 피 수혈에 성공한 선수단의 노력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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