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23·사진)의 꿈은 ‘홈런왕’이다. 늘 “3할보다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만큼 과정이 녹록치 않다. 그는 역대 최초로 2년 연속(2008∼2009) 0.357이라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3할대 초반을 기록하는 데도 ‘부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안타를 하루만 못 쳐도 본인보다 주변에서 압박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김현수는 “남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다. 난 아직 젊고 현재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타자상으로는 1999년 한화로 온 용병 데이비스를 예로 들었다. 당시 확실한 홈런타자였던 로마이어도 있었지만 그는 “데이비스는 30홈런을 치면서 도루도 하고 공·수·주에서 뛰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최고의 롤모델은 롯데 이대호다. 원하는 타격이 나오지 않을 때마다 그의 폼을 보면서 연구할 만큼 좋아한다. 그는 “홈런 40개를 치면서 고타율(0.364·2010년)을 기록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팬들이 좋아하는 야구는 한 방(홈런)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대호 형은 최고의 타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칭찬을 이어가던 김현수는 올해 자신의 홈런생산(12홈런·26일)이 저조한 것을 떠올리더니 아쉬운 듯 각오를 덧붙였다. “아∼! 올해는 뭔가 꼬였어. 전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를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