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프로농구 삼성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를 4전 전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4연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코트의 역사를 갈아 치운 주역은 삼성의 ‘쌍 돛대’ 서장훈(37)과 올루미데 오예데지(30)였다.
최강의 골밑 콤비였던 이들이 새 둥지 LG에서 다시 의기투합했다. 서장훈이 5월 전자랜드에서 LG로 옮긴 데 이어 오예데지가 교체 외국인선수로 지난 주말 팀에 합류했다.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LG전자 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이들은 LG 유니폼을 입고 실전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오예데지의 등번호는 ‘00’이고 서장훈은 ‘11’로 삼성 때와 똑같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으로 지난달까지 국제대회에서 뛰며 소속팀을 내년에 열릴 런던 올림픽 본선으로 이끌었던 오예데지는 예전보다 더 단단해진 근육질 몸매로 눈길을 끌었다. 삼성 시절 203cm로 측정됐던 오예데지의 키는 205cm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당시 신장 제한 규정이 있어 가급적 키를 줄이려고 했다는 게 LG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오예데지는 2010∼2011시즌 중국리그에서 평균 32분을 뛰며 14.7득점, 13.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 왕족 출신으로 유명한 오예데지는 “국보급 선수라는 서장훈과 다시 만나 매우 기쁘다. 서장훈과는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아는 사이여서 수비할 때 편하다. 다른 동료들과도 힘을 합쳐 우승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초 서장훈은 LG로 옮긴 뒤 함께 뛰어본 선수가 전혀 없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그랬기에 오예데지의 가세가 누구보다 반갑기만 하다. “오예데지와는 2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어요.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LG 김진 감독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강한 오예데지를 영입해 골밑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고 말했다. 궂은일을 도맡아 할 오예데지는 서장훈, 문태영 등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1997∼1998시즌 프로에 뛰어들어 아직 우승한 적이 없다. 이들 황금 콤비의 어깨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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