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골프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사진)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선 경매행사에 내놓아 비싼 값에 판 적도 있다. 올해 도널드는 마치 동양화와 서양화에 모두 능통한 화가라도 된 듯하다.
도널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투어 상금왕 동시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2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최경주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1타 차로 연장전에 들지 못해 1000만 달러의 보너스에 도전할 기회를 날렸지만 18번홀(파3)에서 버디에 성공한 덕분에 41만8667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만약 실패했더라면 공동 4위가 돼 상금은 28만4000달러로 줄었을 것이다.
이 1타 차의 의미도 컸다. 버디를 성공한 데 따라 그는 시즌 상금 583만7214달러를 기록해 상금 랭킹에서 2위 웹 심프슨(576만8243달러)을 6만8971달러 차로 제쳤다. 도널드는 올 시즌 PGA투어 18개 대회에 출전해 대회당 평균 32만4290달러를 벌어들여 가장 효율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널드는 유럽투어에서 시즌 상금 377만8199유로를 기록해 2위 로리 매킬로이(215만1474유로)를 크게 앞섰다. 앞으로도 유럽투어 대회에는 더 출전할 계획이나 PGA투어의 남은 가을시리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투어챔피언십이 끝나면 통상적으로 간판스타들은 PGA투어의 잔여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쉬거나 해외 특급 대회에 초청받아 나간다. 하지만 심프슨이 상금왕을 노리고 가을시리즈 대회에 나서 20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면 도널드를 추월할 수 있다.
도널드가 양대 투어 동시 상금왕을 노릴 수 있게 된 데는 4대 메이저대회뿐 아니라 월드골프챔피언십 대회 등 미국과 유럽 대회를 동시에 겸하는 대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도널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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