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허재 감독 “亞농구선수권 기자회견때 욕설-중도퇴장 후회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한일 프로농구챔프전서 만난 허재 감독

프로농구 KCC 허재 감독(46·사진)은 요즘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광개토대왕의 후예’로 불리고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 출전했던 중국 아시아선수권에서 기자회견 도중 중국 기자들이 조롱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내자 욕설과 함께 자리를 분연히 박차고 나갔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돼 화제를 뿌린 허 감독을 29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만났다. 허 감독은 KCC를 이끌고 한일프로농구 챔피언전에 출전했다. 대회 소개 팸플릿 표지에는 ‘영웅 허재 감독, 일본에서 대결’이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허 감독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회 직전 실제 경기장에서 훈련을 한 번도 못할 만큼 중국 텃세가 심했어요. 16개 출전 팀 중 중국만이 심판과 같은 숙소를 쓴 것도 이상해요. 한국 팀은 왜 라면 먹고 뛰느냐는 질문까지 받았죠.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요.”

허 감독의 용병술도 도마에 올랐다. 강병현과 조성민의 기용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물론 내 패턴에도 문제가 있었어요. 하지만 양동근이 막히면 조성민보다 강병현에게 가드 역할을 맡기는 게 낫다고 봤어요. 다른 선수들이 일제히 문태종 얼굴만 쳐다보면서 공격이 제대로 안 풀렸어요. 패장은 유구무언인데 그만하죠.”

허재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장외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강성에다 주당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며 “한창때 유재학, 이충희 선배 등과 소주 70병을 나눠 먹은 적도 있었다. 요즘은 1병만 마셔도 핑 돈다”며 웃었다.

10월 13일 시즌 개막을 앞둔 허 감독은 “이번 시즌 끝나고 하승진이 공익근무 요원으로 입대하고 귀화 선수 전태풍도 떠난다. 올 시즌에 2연패를 향해 다 걸기 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KCC는 일본 bj리그 챔피언 하마마쓰와의 경기에서 하승진과 추승균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신인 김태홍(16득점)과 드션 심스(20득점, 14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75-65로 이겼다. 2차전은 내달 2일 열린다.

시즈오카=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영상=허재, 무례한 中기자에 “X발, 진짜 짜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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