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2년만에 축구 여왕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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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WK리그 챔피언결정 최종 2차전
차연희 1골1도움 현대제철 눌러

23경기 5만6200명… 주민 3만5000명 보은군의 女축구 사랑 고양 대교와 인천 현대제철의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29일 보은종합운동장이 45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보은군은 연고 팀은 없지만 여자축구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다. 보은=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3경기 5만6200명… 주민 3만5000명 보은군의 女축구 사랑 고양 대교와 인천 현대제철의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29일 보은종합운동장이 45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보은군은 연고 팀은 없지만 여자축구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다. 보은=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충북 보은군이 여자축구와 사랑에 빠졌다.

29일 보은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고양 대교와 인천 현대제철의 IBK기업은행 WK리그(여자실업축구) 챔피언결정전 최종 2차전에 4500명의 군민이 찾았다. 올 시즌 23경기 누적 관중이 5만6200명. 3월 21일 열린 개막전 때는 7400명이 모여 6000석 스탠드가 입추의 여지없이 꽉 찼다. 이후 평균 250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군민 3만5000명 중 경기장을 찾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보은군이 여자축구 열기에 휩싸인 배경엔 정상혁 군수의 열정이 있었다. 한때 11만 군민이던 보은군 인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군에 활기가 떨어지자 스포츠마케팅으로 군민들에게 힘을 불어넣고자 올해 여자축구를 유치했다. 야간경기를 위해 경기장 조명시설에도 15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11개 면, 350개 각 단체를 8개로 나눠 여자 축구 8개 구단 서포터스로 만들어 매 경기 응원하도록 했다.

군민들은 경기가 열리는 날 돼지까지 잡아 스탠드에서 파티를 벌이며 응원했다. 서포터스들은 자매결연한 팀에 과일 등 지역 특산물을 선물했다. 현대제철도 구연견 산외면장에게 사인 볼 10개와 타월 200장을 주는 등 구민들에게 다양한 팬 서비스를 했다.

승부에선 대교가 차연희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3-1로 이겨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1승 1무로 WK리그 원년인 2009년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박남열 대교 감독은 ‘우승 청부사’임을 다시 보여줬다. 1993년 일화 천마(현 성남 일화)에서 프로 데뷔를 한 박 감독은 신태용 성남 감독과 함께 1993년부터 1995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두 번의 K리그 3연패를 주도했고 WK리그에서도 2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선수시절 왼발의 달인으로 돌파력이 좋았던 박 감독은 2009년 대교를 맡아 자신의 공격 스타일을 그대로 전수해 WK리그 최강으로 만들었다. 대교는 정규 시즌에서 64골을 기록해 득점 2위 수원시설공단(39골)을 압도하는 화려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대교는 전반 30분 차연희가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띄워준 볼을 유한별이 골 지역 정면에서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고 후반 9분 차연희가 역시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중거리 슛이 골네트를 갈랐다. 대교는 후반 16분 쁘레치냐가 1골을 보탰다. 3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현대제철은 후반 24분 박지영이 골을 넣었지만 대교의 막강 공격력에 초반에 무너져 3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교 차연희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보은=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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